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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룬샷을 꽃피우려면 이렇게 사고하라 - ③

by 서당개 2020. 9. 24.


리뷰 분량이 많아서 나눠서 업로드합니다. 이전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바랍니다.


룬샷을 꽃피우려면 이렇게 사고하라

가짜 실패를 경계해라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가 스타트업을 세울 자금을 모집하려고 투자자들을 만났을 때도 사용자들은 가장 최근에 성공 스토리를 썼던 프렌드 스터 Friendster를 버리고 마이스페이스 Myspace로 갈아타기 시작하고 있었다. 투자자 대부분은 이런 웹사이트들이 옷이 유행을 타는 것과 같다고 결론 내렸다. 사용자들은 청바지 갈아입듯 소셜네트워크를 갈아탔고, 투자자들은 두 손을 들었다. 그러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피터 틸Peter Thiel켄 하워리Ken Howery 이 두 사람은 사용자들이 왜 프렌드스터를 떠나는지 파고들었다. 다른 사용자들과 마찬가지로 틸과 하워리도 프렌드스터가 종종 먹통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프렌드스터를 만든 팀이 사이트 확장 방법에 관해 중요한 조언을 받았으나 무시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프렌드스터가 그토록 짜증스럽게 먹통이 되는데도 사용자들이 그곳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알고 두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 틸과 하워리는 소셜 네트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약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떠나고 있는 게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사용자들이 떠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상의 결함 때문이었다. 틸과 하워리는 가짜 실패를 알아보았고 피터 틸은 저커버그에게 50만 달러짜리 수표를 써줬다. 8년 뒤에 틸은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페이스북에 팔고 대략 10억 달러를 받았다.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여라

 가짜 실패를 넘어서는 요령은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하거나 무시하고 싶은 충동을 극복하고 열린 마음으로 실패를 조사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른 투자자들은 프렌드스터가 소셜 네트워크의 또 다른 유행일 뿐이라고 생각했을 때, 틸과 하워리는 더 깊이 파고들어서 왜 사용자들이 떠나는지 조사해서 답을 찾아내고 거기에 확신을 했다. 반대 의견에 확신이 선다면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가 만들어진다.

 어느 프로젝트에 내 영혼을 담았다면 나쁜 결과를 무시해버리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내가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어진다. 그래서 반대하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공격하면서 친구나 멘토, 엄마에게서 확신을 얻으려 한다.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는 사탕발림에만 귀 기울이거나 단순히 반응을 듣고 마는 일이 아니다. 이는 진짜 호기심을 갖고서 '왜 어떤 것이 잘 안 되는지, 왜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는지 깊이 파보는 행위다. 당신이 애지중지하는 무언가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이유까지 계속 물어본다면 더더욱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끈기와 고집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나의 생각이 끈기라고 생각했지만 고집일 수도 있다. 내가 수년을 투자한 프로젝트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할 때 분노하며 방어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호기심을 가지고 조사에 임할 것인가 어떤 게 맞는 건지 분별하기 어렵다. 가장 걱정스러운 건 더 이상 스스로 질문하지 않을 때다.


체스 챔피언의 생각법

 가리 카스파로프 Garry Kasparov 는 15년간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군림했다. 체스 역사상 최장기 기록이며, 그는 역대 가장 훌륭한 체스 플레이어로 불린다.  카스파로프는 자신이 쓴 《챔피언 마인드 How Life Imitates Chess》책에서 시스템 사고결과주의 사고 차이의 원칙이 성공의 핵심 열쇠였다. 라고 말한다. 체스 게임을 예를 들면, 나쁜 수를 두어 게임에서 지고 나면 어떤 수가 '왜' 나빴는지 분석하는 것결과주의 사고라고 부른다. 카스파로프는 나쁜 수를 두어 게임에서 지고 나면 그 수의 '이면에 깔린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내가 상대를 만나 그 시점에 그 수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분석하고, 앞으로는 의사결정 과정이나 게임 준비 루틴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 사고라고 불리며, 이 원칙을 적용하면 우리는 어떤 투자가 왜 망했는지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회사의 재무 형편이 약했을 수 있다. 이는 결과주의 사고다. 그러나 당신이 투자라는 결정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게 시스템 사고다.

 예컨대 결과가 실패라고 해서 반드시 의사결정 자체 혹은 그 이면에 깔린 의사결정 과정이 나빴다고 볼 필요는 없다. 잘 선택한 '똑똑한 리스크' 였으나 결과가 나빴을 뿐이다.  반대로 의사결정을 잘못 내렸는데 우연히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내 전략에 문제가 있었는데, 상대가 실수하는 바람에 내가 이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도 실패 못지않게 비판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승리를 분석하지 못하면 나쁜 과정이나 전략이 오히려 강화된다. 다음번에는 그런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형편없는 투자를 했는데 버블경제로 득을 봐서 스스로 투자의 귀재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번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몽땅 날려버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가짜 실패는 어딜 가도 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짜 실패를 다루는 부분이었던 거 같습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탐지 장비와 혁신적인 암 치료법 등의 엄청난 룬샷들이 가짜 실패로 인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할 뻔 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특히나 탐지 장비는 개발 단계에서 단번에 승인이 되었다면 진주만 공습의 역사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거나 실행 결과가 안 좋게 나와도 꿋꿋이 포기하지 않고 왜 결과가 안 좋았는지까지 분석하는 집념은 혁신을 바라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마인드인거 같습니다.

룬샷
국내도서
저자 : 사피 바칼(Safi Bhacall) / 이지연역
출판 : 흐름출판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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